호놀룰루 미술관 산책(6) 동서 문명의 만남, 청화백자(靑畵白磁) 접시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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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12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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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호놀룰루 미술관 산책(6) 동서 문명의 만남, 청화백자(靑畵白磁) 접시

미술관 중국관에는 유난히 큰 크기의 도자기 한 점이 전시되어있다. 직경이 약 60cm(약 23inch)에 달하는 이 접시는 편평하고 넓은 바닥에 적정한 높이의 벽을 지니고 있다. 흙으로 만든 기물은 높은 온도의 가마 속에서 수축이 일어나 뒤틀림 등의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완벽에 가까운 원의 형태와 일정한 두께는 도자의 성형 수준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깨끗하고 흰 바탕에 짙푸른 색으로 그려진 그림 역시 수준급이다. 일정한 선으로 동심원을 그려 공간을 구획하고 크게 3 부분의 문양대를 장식했는데, 다양한 소재의 문양 묘사가 시선을 끈다. 접시의 가장 바깥, 전 부분에 둘러진 문양대는 가는 선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당초문를 장식했고, 접시의 내부 벽면에 위치한 문양대에는 6종류의 화훼문을 그려 넣었다. 
연꽃, 모란, 국화, 치자 등은 풍성한 잎과 만개한 꽃 송이 등이 가지와 어울린 모습으로 흔히 절지문(折持紋)이라고 부르는 형태이다. 
꽃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묘사한 잎의 표현이나 잘린 가지의 단면 등은 사실적인 느낌을 줄 만큼 섬세하게 표현되어 화공의 솜씨가 보통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접시의 안쪽, 가장 넓은 면을 차지한 공간에는 지면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은 꽃나무가 자리잡았다. 노랗고 작은 열매를 맺는 비파나무이다. 비 현실적인 모습으로 공간을 가로지르는 비파 줄기는 꽃가지와 열매가지를 번갈아 배치하며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 흐드러지듯 피어오른 이파리와 꽃, 열매가 한데 어울려 경쾌한 느낌을 준다.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중국의 청화백자(靑畵白磁)이다.
중국의 청화백자는 원나라(1271-1368)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명나라(1368-1644)를 거치면서 크게 발전하였다. 
유라시아 전역으로 세를 확장하여 이란을 비롯한 서아시아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했던 원나라는 탄탄했던 중국의 자기 제작 기술 위에 이란을 주 산지로 했던 산화 코발트 장식을 더해 청화백자를 완성했다. 
하얗고 반짝이는 표면과 푸른색 장식이 어우러진 청화백자는 먹[墨]을 기반으로 시서화를 누리던 중국 회화의 전통을 도자기의 영역과 접목시켰고, 차갑게 반짝이는 청백의 대비 효과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 곳곳에 소개되었다. 
중국의 기술과 근동의 안료가 탄생시킨 청화백자는 형태와 용도의 측면에서도 이 전에 없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냈다. 그 중 하나가 대형 접시 용기의 등장이다. 주로 금속기를 사용했던 근동의 왕족 및 귀족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대형 도자기 접시는 다 같이 둘러 앉아 큰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나눠 먹는 이슬람 문화권의 식습관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유형의 도자기 그릇은 이슬람 상류층을 중심으로 널리 사랑받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오스만 제국의 톱카프 궁전(Topkapi Palace) 등에서 유사한 크기와 장식의 중국산 청화백자 접시류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에 전시된 청화백자 한 점을 통해 도자를 통한 동서 문화 교류의 한 단면을 살펴본다.
 
<이미지 정보>
Dish Chinese, Ming dynasty, Yongle period (1403-1424)
Porcelain with underglaze blue
Purchase and partial gift of Robert P. Griffing, Jr., 1976 (4398.1)
백자청화 화훼문 접시
중국 명나라 영락년간(1403-1424)
1976년 로버트 P. 그리핑 주니어 부분 기증 및 구입 (4398.1)
 
오 가 영
호놀룰루미술관 아시아부 한국미술 담당
한국국제교류재단 파견 객원 큐레이터
 
<고송문화재단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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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koreatimeshawaii@gmail.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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