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송구영신 특집]2013 미주한인 이민110주년을 준비하는 하와이 한인사회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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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12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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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2012 송구영신 특집]2013 미주한인 이민110주년을 준비하는 하와이 한인사회
'김창원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한인사회 ‘그때 그 사람들’

(2)문숙기 한국도서재단 이사장


하와이 동포들은 미주한인 이민종가 하와이 한인사회를 빛낸 영웅을 꼽으라면 김창원에 이어 문숙기라는 이름 석자를 올리는데 인색함이 없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솔선수범 기부’를 통한 조직을 이끄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을 주류사회는 물론 한인 후손들에게 한껏 고취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주 한인 이민사에 길이 남을 ‘문숙기’의 이름 뒤에는 ‘한국도서재단’이 자리한다.
한국도서재단은 ‘맥컬리 주립도서관내 한국도서코너’를 운영하며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이용해 한국어 도서를 보급, 대출하고 있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한국어 신간도서들을 욕심껏 무료로 읽을 수 있는 곳이 하와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한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타 주에서 이주한 한인들 가운데 이 도서시스템을 뒤늦게 알고 하와이로 이주하길 잘 했다고 무릎을 치는 타지인들의 감동은 문숙기/유진 부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기에 충분하다.
이들 부부의 솔선수범은 풀뿌리 민주주의 힘의 근원인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미국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996년 주정부 도서구입비 삭감으로 주립도서관들이 소수 민족을 위한 도서구입을 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접하며 시작된 문숙기/유진 부부의 사재를 턴 기부로 시작된 ‘한국도서재단’의 태동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숙기/유진 부부의 솔선수범 기부는 한인 동포들은 물론 한국 대기업들의 마음도 움직여 당시 하와이에 진출해 있던 포항제철에서 5만달러의 통 큰 기부를 해옴에 따라 재단설립 종자돈 마련의 동력이 되었다.
문숙기/유진 부부와 자원봉사자들은 2005년부터 ‘한국도서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주 정부에 대한 도서구입 예산 확보 교섭, 각종 모금활동 등을 통해 매년 약 3만 달러를 모금하여 1,500여권의 신간 한국어 도서를 구입하고 있다.
문씨부부의 솔선수범 기부와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발 빠른 봉사활동등이 어우러져 맥컬리 주립도서관은 미국 내 주립도서관 가운데 가장 많은 2만 여권의 한국어 도서를 비치하고, 매년 약 7만 여권의 한국어 도서 대출 실적을 기록하는 주립도서관으로 발전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주정부 재정 난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도서코너를 위한 한국어 직원을 충원하기에 이르렀고 매년 한국어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는 역사를 이루었다.
조만간 한국도서재단 이사장으로 추대 될 것으로 알려진 문숙기 여사의 도서재단사랑은 2010년 7월 의사로부터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본격 투병생활에 들어가기 전 그녀가 보여 준 행보에 흠뻑 묻어난다.

그녀는 2년 전 의사로부터 3개월 시한부 생명임을 선고 받고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한국도서재단의 자립운영을 위한 대책 마련이다. 이를 위해 자신 소유의 임대 아파트 건물을 한국도서재단에 기부한다는 유서를 쓴 것이다.
그 유서에는 자기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을 팔아, 반은 맥컬리도서관 한글 도서 코너를 확장하는데 써달라는 요구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그의 남편도 아내의 결정에 쾌히 동조하였다.
이 같은 그녀의 행보는 주정부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감동시키기 충분했고 가족들과 도서재단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시한부 생명을 선고 받았던 문숙기는 그러나 올 연말에도 자식보다 더 사랑하는 한국도서재단의 자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녀의 생명연장의 근원에는 ‘인명재천’의 순리외에도 도서재단 자립을 위한 그녀의 열정이 있다는데 이의가 없다. 그녀의 이 같은 도서재단 설립 추진 동력의 근원에는 미연방정부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부군 유진선생의 헌신적인 도움이 자리한다.
만 16살에 한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 등록금이 없어 중학교 2학년에 중퇴를 했던 ‘문숙기’가 미국 주립도서관의 시스템을 통해 한국어 도서를 대출하게 하는 역사를 이룰 것이라고는 본인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하와이 여행 중에 갓 이혼한 한 남자를 만나 천생배필로 연분을 맺은 문씨 부부는 결국 오늘의 ‘한국도서재단’이란 옥동자를 탄생시키기 위한 하늘의 뜻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한 여성의 열정이 탄생시킨 ‘한국도서재단’은 이제 매년 3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마련하고, 주립 도서관에 한글 책과 로컬 사람들을 위한 영어 자막의 한류 드라마와 영화 DVD를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한국도서재단에 녹아있는 관계자들의 열정과 사랑은 이 도서코너를 찾는 이들에게도 전해져 그들의 삶에도 성탄절 기적 같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커뮤니티에 은은한 향을 발한다. 
도서코너를 찾던 노처녀가 천생배필을 만나는가 하면 아픈 사람들이 독서삼매경에 빠지며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뒤늦게 한국도서와 드라마 DVD를 보며 노년의 삶을 따뜻하게 보낸 생전의 부모님을 그리는 자식들은 도서재단에 기부를 이어가며 생전의 부모님이 못다한 효를 이웃에게 독서삼매경의 즐거움으로 전하고 있다.
문숙기와 유진 부부가 탄생시킨 한국도서재단과 함께하고 있는 하와이 한인사회, 계사년 새해에도 한인 각 단체들이 문 이사장의 열정과 리더십을 벤치마킹하며 훈훈한 반전의 역사를 써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설명: 2007 도서재단 설립 10주년 기념식 당시 실비아 장 룩 주하원의원과 함께 한  문숙기/유진부부  <본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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